무서워 하실 까봐 지렁이 사진은 글 맨 하단에 뒀습니다.

식물을 좋아하다 보니 지렁이 분변토라는 것도 사서 써보곤 했습니다. 특히 토룡토(상품명인듯)라는 것은 아주 평이 좋더군요. 그걸 사보진 않았습니다만.

지렁이 분변은 식물에게 좋은 영양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요. 알갱이 처럼 구조를 이루어 사이사이 공간이 생겨서 통기성이 아주 좋아진다고 합니다. 또 뭘 먹든 ph 중성인 배설물을 만든다고 하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집에서도 지렁이를 키울 수 있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음식물 쓰레기까지 줄여주니 1석 2조. 환경에도 좋은 건 덤.

그래서 지난 2년간 지렁이 키우면서 느낀 장단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처음에는 지렁이를 징그러워 했는데 이렇게 고마운 존재이다 보니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자주 봐서 그런지도..

지렁이 분변
위쪽에 동글동글 뭉쳐있는 것이 지렁이 분변.

장점1.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줍니다. 남은 밥, 과일 껍질, 차나 커피 찌꺼기 등을 잘 먹어요.
지렁이 키우기 방법 정리하면서 지렁이 먹이에대해서 자세히 다시 설명하기로 하고요.

단점1.

음식물 쓰레기 제로가 되지는 안는다는 점입니다. 3식구 먹고 버리는게 생각보다 많아서 지렁이통이 3개인데도 모두 처리가 되지는 않아요.그리고 안 먹는 먹이도 있고요.

장점2.
지렁이 분변토를 직접 만들어 비료도 되고 분갈이 흙도 재사용이 됩니다. 분갈이 하고 남은 흙을 지렁이 통의 흙과 바꿔 주면 배양토를 덜 사도 되지요.

단점2.
생각보다 많이 먹고 싸지는 않는 듯해서 (대식가라고는 하던데..) 필요한 분갈이 흙이 다 충당되지는 못하고 있어요.


왼쪽이 제가 만든 지렁이 분변토로 분갈이 해준 것. 오른쪽은 일반 배양토. 심어줄 때부터 크기 차이가 원래 나서 더 잘자랐다는 것은 아니고요. 그런데 지렁이 분변토가 배수가 엄청 잘되서 흙이 금방 마릅니다.

이제 부터는 단점만..

왠지 키우지 말라는 글 같이 되고 있지만 사실 키우길 추천합니다.

단점3.
벌레가 꼬이기 쉽다. 뿌리파리가 특히 번거롭습니다. 그리고 공생관계에 있는 다른 벌레도 생기는데 벌레 무서워하면 뭐.. 못 키워요 ㅠㅠ
특히 작지만 지네 비슷하게 생긴 그리마로 추정되는(일반적으로 그리마라고 하는 벌레와는 좀 다르긴 하고요) 벌레가 생겼는데 이것도 좀 보기 좋지는 않네요. 노래기 같지는 않고. 아무튼 빛을 아주 싫어해서 금방 숨어 버리긴 합니다.

단점4.
지렁이가 가끔 탈출을.. 탈출 못하게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거나 저처럼 깊은 화분을 사용하면 거의 그럴 일은 없지만 가끔 고행에 나선 지렁이가 있습니다.

그럼 지렁이, 제가 키우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 볼게요.

1. 지렁이 구하기

일단 지렁이부터 구해야겠지요.

전문 지렁이 농장에서 구입하시는 방법이 좋기는 합니다.

지렁이도 품종이 있어서 특정 지렁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해서요. 아무래도 지렁이 농장에서는 가정에서 키울 수 있는 지렁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시니 그런일은 없겠지요.

다른 쉬운 방법은 낚시 재료 파는 곳에서 판매합니다. 아주 저렴하고요.

그리고 서울 난지물재생센터에서 지렁이 교육도 하고 분양도 해줬었는데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네요.

또 다른 방법은 산에 낙엽이 많이 쌓인 곳을 파보면 지렁이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집 근처가 산인데 비가오면 보도블럭에 헤메고 다니는 지렁이가 많아서 그걸 쉽게 잡아다가 키우고 있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이놈들이 산지렁이라 음식물 쓰레기를 덜 먹나 싶기도 합니다.

외국에는 여러 지렁이 품종을 구할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를 아주 잘 먹는 품종이 따로 있다고 하네요.

2. 지렁이 통(사육상자)


우리집 지렁이 사육 화분. 이런게 주방쪽에 하나 더 있어요.

지렁이 농장에서 팔기는 하고요. 토분이 지렁이에게야 좋겠지만 물이 빨리 말라서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또 지렁이가 탈출 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깊은 플라스틱, 도기 화분에 키우고 있습니다.

깊은 화분에 흙을 많이 담았을 때는 아래쪽 흙의 상황은 위쪽과 다를 수 있으니 가끔 확인이 필요합니다. 한번은 물이 잘 안 빠지는 화분에 물을 자주 줘서 중간이하 부터는 너무 습해서 지렁이가 없더군요.

3. 통 두는 곳, 온도.

저는 실내 빛이 많이 안 드는 곳에 두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15-25°C로 선선한 가을 날씨라고 합니다. 혹은 사람이 편한 온도로 생각하면 될거 같습니다.

4. 사용 흙.

분갈이 후 남은 흙도 괜찮고 모래가 많은 산 흙도 괜찮더군요.
정확히는 pH는 중성에서 약간 알칼리가 좋습니다. 하지만 pH 5~8도 견딥니다. 참고로 pH7이 중성이지요.

5. 뚜껑관리

망이나 공기가 통하는 천 등으로 덮어 두는게 좋아요. 그래야 뿌리파리 같은 벌레도 잘 안들어가고요. 어느정도 공기도 통해야하지만 빛을 보는 것은 좋지는 않다고 하는데요. 자연상태 처럼 빛이 어느정도 드는게 좋다고도 하더군요. 그래서 촘촘한 천 보다는 헐렁한(?) 천으로 덮어 두고 있어요.

6. 먹이와 물주기.

제일 중요한 부분이겠지요. 잘 먹지 않는 것을 먼저 보면요. 짜고, 매운 것 등 자극적인 것과 고기, 생선 종류나 수입 과일처럼 농약이 많은 것은 먹지 않아요. 아주 소량이라면 상관 없지만요. 좋아하는 먹이는 과일 껍질, 채소, 부른 밥, 차나 커피 찌꺼기 등입니다. 특히 수박 껍질을 좋아하고요. 하루에 자기 몸무게 반만큼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흙을 살짝 파고 먹이를 두고 다시 흙을 덮어줍니다. 그냥 던져 줘도 되겠지만 아무래도 벌레나 냄새가 날까봐요.

제가 키워본 바로는 냄새는 거의 없습니다. 지렁이 분변이 탈취효과도 있다고 하고요. 냄새를 맡아 보면 그냥 산 흙 냄새 같아요.

신선한 상태의 먹이는 먹지 않고 어느정도 부숙된 상태가 되야 먹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자연 상태에서는 우리가 먹을 신선한 것은 건드리지 않는 정말 우리에게 해가 전혀 없는 고마운 생명입니다. 생태계에서는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는 최하위에 있어 꼭 필요한 존재이고요.

먹이는 잘라서 주면 더 좋고요. 믹서로 갈아서 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냉동했다가 주면 물렁해져서 먹기 좋다고 하고요.

먹이는 한쪽에 모아 주고 먹이가 없는 공간도 있어야 합니다. 쉬는 공간이에요.

먹이를 너무 많이 주면 부패하면서 가스가 발생해 지렁이가 탈출하거나 죽을 수 있습니다. 조금씩 자주 주면서 먹이가 없어지는 정도를 보고 양을 조절해 주시면 됩니다.

참고로 지렁이는 습성상 먹이가 부족하거나 비좁으면 번식을 하지 않아서 스스로 개체수를 조절한다고 합니다.

촉촉한 편이 좋기 때문에 가끔 물을 부어 주는데요. 정확한 습도를 맞추기 어려우니 저는 물도 전체적으로 주지 않고 한 쪽으로 줘서 지렁이가 알아서 자기가 좋은 습도인 흙에 가서 살면 되지 않을까 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흙을 뭉쳐봐서 뭉쳐지면 적당한 습도라고합니다. 토분에서 키울 경우에는 물이 빨리 마르니 좀 더 자주 줘야합니다.

7. 가끔 흙 교환 해주기

종종 위에 흙을 걷어서 분갈이 용으로 쓰고 있고요. 대략 6개월 쯤에 한번 흙을 갈아주고 있습니다. 흙을 너무 자주 뒤집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8. 벌레

공생관계에 있는 벌레가 있는데요. 흰 실 같은 것이 있는데 지렁이 새끼인가 했는데 아니고요. 부숙되기 전에 먹는 벌레 같은 것인데 해는 없다고 합니다.

뿌리 응애 같은게 생기는데 그러려니 하고요. 아무래도 채소를 먹이로 주고 하다보면 자연히 생기는 거 같아요. 그 외 뭔지도 모르겠는 벌레가 생기기도 합니다.

골치아픈 것은 뿌리 파리입니다.

해결책은 파리끈끈이를 통 같은 것에 감아서 살짝 얹어주면 많이 없어 집니다.

둥근 플라스틱 우유통에 파리끈끈이를 붙여서 통에 넣어 주면 뿌리파리가 잘 잡힙니다.

9. 번식

몇 마리 넣어 주면 알아서들 번식합니다.  숫자가 점점 불어나요. 암수한몸이지만 다른 개체와 교미하여 알(알이 아니라 사실은 난포(Cocoon))을 낳는다고 합니다.

 

10. 기타 자세히

지렁이는 암수 구분이 없는 자웅동체입니다. 환형동물문 Phylum Annelida 빈모강Class Oligochaeta에 속하며 전세계적으로 약 3,000 종의 지렁이가 있습니다.
표면에 서식하느냐 흙 속 깊이 들어가느냐로 분류합니다. 정원이라면 다양한 지렁이 종이 있다면 더 좋겠지요.
우리나라에는 참지렁이가 흔하다고 합니다. 주로 마디 숫자로 종을 구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렁이가 지나간 흙은 주변 흙보다 약 10배 가량 식물에게 영양이 풍부해 진다고 합니다. 자연에서 지렁이는 굴을 파기 때문에 공기가 통하는 흙이 되고 이 또한 식물 뿌리 성장에 아주 좋게 됩니다. 게다가 홍수 방지 효과도 생긴다고 합니다.
밖에서 비오는 날 지렁이가 자주 보이는 것은 피부 호흡을 하는 지렁이가 호흡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또한 습한 날씨가 지렁이가 이동하기 좋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너무 한 곳에 지렁이가 많으면 다른 서식지를 찾아 이동한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으로 지렁이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렁이는 지구의 창자(소화관) 이다”고 했고요.  유명한 것은 찰스 다윈은 오랫동안(무려 44년간) 지렁이를 깊이 있게 연구했고 책도 썼습니다. 당시에는 지렁이는 그저 땅을 파서 이로운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밖에 여러 역할을 조사하고 정리했습니다. 다윈은 실험을 통해서 지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흙을 통해 전해지는 진동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고합니다. 아마도 두더지로부터 피해야하니까요.
비가 오면 빗방울에 의한 진동도 감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입으로 나뭇잎 등을 잡고 굴로 끌어 당기기도 합니다.
다윈에 조사와 연구에 의하면 지렁이가 평지의 땅에서 1년에 약 6mm 높이의 분변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로인해 지표면이 6mm 상승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상승하는 효과도 있겠지만 자연에는 비, 바람 등 다른 요소도 많으므로 정확한 높이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지렁이는 먹이 생태계에 최하위에 위치해서 많은 동물로부터 공격을 받지만 가장 큰 위협은 사람입니다. 농사를 위한 화학약품 사용과 환경오염, 도시화로 서식지에 큰 위협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종도 20여 종이 있는데 그 중에 몇몇은 멸종위기종입니다.
주요 포식자로 두더지가 있고 여러 작은 포유류, 새가 있습니다.

참고 링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환형동물 DB
영국 지렁이 협회

유튜브 영상(영어)- 다윈의 지렁이
유튜브 영상(영어)- 지렁이 생태학

이하 지렁이 사진 주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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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키우기
지렁이 처음 잡아온 후 몇 개월이 지난 후에 먹이 줄 때 지렁이가 통 안보여서요. 한번 뒤집어 봤더니 토실토실한 지렁이가 잘 살고 있네요.

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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